언론보도
제목 | 울산신문 250722 - 외상 없이 계단 오르거나 쪼그려 앉을 때 통증 반복되면 의심...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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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울들병원 | 등록일 | 2025.07.22 | 조회수 | 181 |
외상 없이 계단 오르거나 쪼그려 앉을 때 통증 반복되면 의심
[건강] 퇴행성관절염
손상 초기 통증 없어 자각하기 어려워
무릎 굽히고 펼 때 마찰감이나 뚝 소리
관절 주위가 붓거나 열감이 느껴지기도
반복적으로 부담되는 자세·습관 교정
통증없는 범위 내 가벼운 운동은 도움

생활은 편리해졌지만, 관절은 여전히 매일 하중을 견디며 움직인다. 특히 무릎 관절은 일상에서 반복적으로 사용되며 마모되기 쉬운 부위다. 특별한 외상이 없는데도 계단을 오르다 무릎에 찌릿한 통증이 느껴졌다면, 단순한 피로가 아닌 이상 신호일 가능성이 높다. 이는 관절 연골이 점차 마모되면서 생기는 퇴행성 질환인데 울들병원 김연구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으로 부터 자세한 설명을 들어본다.
연골은 관절 간의 마찰을 줄이고 충격을 흡수하는 역할을 한다. 그러나 반복적인 사용, 노화, 체중 증가, 잘못된 생활습관 등으로 인해 연골이 점차 닳게 되면 관절의 움직임이 부드럽지 않고, 마찰로 인해 다양한 증상이 발생한다. 주로 통증, 뻣뻣함, 부종, 열감, 마찰음 등이 나타난다.
연골에는 신경이 없어 손상이 초기에는 통증으로 나타나지 않는다. 이 때문에 관절에 이상이 생겨도 자각하기 어렵고, 증상이 뚜렷해졌을 때는 이미 병이 많이 진행된 상태인 경우가 많다. 특히 40~50대 이상에서 흔히 나타나지만, 최근에는 20~30대에서도 조기 퇴행성관절염이 늘고 있다. 좌식 생활, 구부정한 자세, 운동 부족, 고강도 체중부하 운동 등이 원인이 될 수 있다.
"평지는 괜찮은데, 계단만 오르면 아프다"는 이야기는 퇴행성관절염 초기 환자들이 자주 하는 말이다. 계단을 오르거나 앉았다 일어나는 등 무릎이 깊이 굽혀지는 동작은 손상된 연골 부위의 마찰을 증가시킨다. 관절액이 감소하고, 인대나 활액막 등에 염증이 생기면 통증은 더 심해진다. 특히 무릎 앞쪽 또는 안쪽에 통증이 반복된다면 연골연화증이나 반월상연골판 손상 등의 다른 질환이 함께 진행되고 있을 수도 있다.
수술없이도 일상생활 가능한 경우 많아
무릎을 굽히고 펼 때 '뚝' 하는 소리나 마찰감이 느껴지고, 아침에 일어나 첫걸음을 내디딜 때 무릎이 뻣뻣하게 굳는 느낌이 든다면 연골 마모가 진행된 상태일 수 있다. 장시간 서 있거나 걷고 난 뒤 통증이 점차 심해지고, 평소보다 걷는 양이 줄었다면 관절 기능이 떨어지고 있다는 신호로 볼 수 있다. 가벼운 무릎통증이 계단이나 언덕길, 장시간 서있기 등의 상황에서 두드러지는 것도 관절 건강이 악화되고 있다는 지표다.
유사한 증상을 보이는 질환도 많다. 류마티스관절염은 아침에 관절이 굳는 조조강직이 특징이며, 대개 양쪽 관절에 대칭적으로 나타난다. 반면 퇴행성관절염은 보통 한쪽에서 먼저 시작되며, 움직일수록 통증이 줄어드는 경향이 있다. 반월상연골판 손상은 특정 동작에서 '딸깍' 소리가 나면서 통증이 발생하고, 점액낭염이나 인대염은 국소적인 부위의 압통이 특징이다.
정확한 감별을 위해서는 단순 X-ray뿐 아니라 MRI와 혈액검사 등이 병행돼야 한다. X-ray 촬영으로 관절 간격의 감소, 뼈 끝의 돌기(골극), 관절 모양의 변형 등을 확인할 수 있으며, MRI는 연골, 반월상연골판, 인대, 활액막 등 연부조직의 이상을 보다 정밀하게 평가할 수 있다. 혈액검사는 염증 수치 및 류마티스 인자나 자가항체 존재 여부 등을 확인하는 데 사용된다.
체중조절·생활습관 개선 역시 치료의 핵심
치료는 증상 정도나 환자의 전반적인 건강 상태에 따라 달라진다. 일반적으로는 수술 없이도 일상생활이 가능한 경우가 많으며, 증상 조절과 기능 유지에 중점을 둔 보존적 치료가 우선 시행된다.
초기에는 통증과 염증 완화를 위한 기본적인 약물치료, 관절 기능 회복을 돕는 물리치료, 그리고 관절 주변 근육을 강화하는 운동 재활이 함께 이뤄진다. 특히 체중 조절과 생활습관 개선 역시 치료의 중요한 축을 담당한다. 무릎 관절에 반복적으로 부담을 주는 자세나 습관을 교정하고, 관절에 무리가 덜 가는 방식으로 일상을 조율하는 것만으로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될 수 있다.
이러한 방법으로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관절 손상이 심해 일상생활에 지장이 큰 경우에는 수술적 치료를 고려할 수 있다. 하지만 이는 마지막 수단이며, 신중한 판단과 충분한 상담을 통해 결정돼야 한다.
운동 재활은 퇴행성관절염 치료에서 단순한 보조 수단이 아닌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손상된 연골을 직접 회복시키는 것은 아니지만, 관절 주변의 근육을 강화해 관절에 가해지는 부담을 분산시키고, 움직임의 안정성을 높여준다. 특히 무릎을 둘러싼 대퇴사두근과 햄스트링은 무릎 관절의 중심축을 지탱하는 주요 근육이다.
일상에서 실천할 수 있는 간단한 운동으로는 의자에 앉은 채 다리를 뻗는 동작, 누워서 한쪽 다리를 번갈아 들어 올리는 동작 등이 있다. 벽에 기대앉듯 서서 무릎을 살짝 굽히는 '벽 스쿼트'도 근육 강화에 도움이 된다. 각각의 운동이 어떤 부위를 자극하는지 알고 실천하면, 단순한 반복도 훨씬 효과적으로 다가온다.
무거운 운동기구를 들 필요는 없다. 중요한 건 '지속성'이다. 무릎이 아프다고 완전히 쉬는 것보다는, 통증이 없는 범위 내에서 가볍게 움직이는 것이 관절 건강에 훨씬 긍정적이다. 하루 10분, 일주일에 3~4회 정도면 충분하다.
체중 조절은 관절 건강과 직결된다. 체중이 1kg 증가하면 무릎에 가해지는 하중은 3~4kg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대로 체중이 줄면 무릎 통증과 기능 저하도 개선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특히 비만한 환자에서 관절염의 악화 속도는 더 빠르기 때문에, 초기부터 체중 감량은 치료 전략의 핵심이 된다.
생활 습관 교정도 중요하다. 양반다리보다는 무릎을 펴고 앉는 자세를 유지하고, 장시간 한 자세를 피하며 중간중간 스트레칭을 실시한다. 바닥에 앉기보다는 의자를 사용하는 것이 무릎 건강에 유리하다. 또한, 딱딱한 신발보다는 충격을 흡수할 수 있는 쿠션감 있는 신발을 선택하고, 높은 굽은 피하는 것이 좋다.
추천 운동으로는 수영, 실내 자전거, 평지 걷기 등이 있다. 등산이나 줄넘기, 에어로빅 등 고강도 관절 부하 운동은 피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후에는 반드시 스트레칭을 통해 근육의 긴장을 완화해야 부상을 방지할 수 있다. 온찜질과 냉찜질을 상황에 따라 병행하는 것도 통증 완화에 도움이 된다.
수술적 치료는 비수술 치료로 증상이 조절되지 않거나, 관절 간격이 거의 소실되고 연골이 완전히 닳은 경우에 고려된다. 대표적인 수술 방법은 인공관절 치환술이다. 최근에는 맞춤형 수술, 로봇 보조 수술 등도 적용돼 정밀도가 향상되고 있다.
퇴행성관절염은 완치보다는 '함께 살아가는 질환'이다. 그러나 조기에 발견하고, 그에 맞는 치료와 관리 전략을 세운다면 진행을 늦추고 삶의 질을 충분히 유지할 수 있다. "조금 불편하지만 참을 수 있어"라는 생각이 병의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한 계단을 오르기 전, 내 관절 상태를 먼저 점검하는 것. 그것이 퇴행성관절염 예방의 첫 걸음이다.
정리= 민창연기자 changyoni@ulsanpress.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