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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울산제일 240722 - [독자위원 칼럼] 건강기능식품과 ‘쇼닥터’...
작성자 울들병원 등록일 2024.07.23 조회수 369
[독자위원 칼럼] 건강기능식품과 ‘쇼닥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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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송우 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이학박사

몸이 너무 아파서 병원에 갈 정도는 아니지만 자주 피로감을 느끼거나 예전보다 기력이 약해진 것을 느낄 때, 병원 약 대신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2020년 한 통계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국민의 93%가 건강기능식품을 평생에 한 번 이상 복용한 경험이 있고, 나이가 들수록 그리고 남성보다 여성이 건강기능식품을 많이 복용하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최근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전문 리서치 기관과 함께 전국 6천700가구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2023년 기준으로 우리나라 10가구 중 8가구는 연 1회 이상 건강기능식품을 구매하며 가구당 평균 구매액은 약 36만원이었다.

한편,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가 2022년에 분석한 ‘건강기능식품 소비자 실태조사’ 내용을 살펴보면,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이유는 인체 기능 향상이 52.4%, 질병 예방 37. 3%, 영양보충 33.5% 순이었다. 그런데, 건강기능식품에 관한 법률에는 ‘건강기능식품의 원료나 성분이 질병의 치료 또는 예방에 효과가 있다고 하는 것은 인정하지 않는다’고 명시되어 있다.

건강기능식품을 복용하는 것이 질병의 예방이나 치료에 효과가 있다고 입증된 의과학 논문은 단 한 건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무분별한 건강기능식품의 섭취는 인체 내 해독을 담당하는 간을 손상시킬 수 있다는 것이 여러 전문가의 의견이다. 그리고 건강기능식품마다 인체 기능 향상에 ‘도움을 줄 수 있다’고 광고하지만, 실제로 그 효과가 어느 정도인지에 대한 객관적 자료는 없다. 또한, 복용한 건강기능식품의 성분 중 몇 %가 인체 내에 흡수되는지에 대한 자료 역시 찾아보기 어렵다. 이처럼 건강기능식품 회사들은 제품 효과에 대한 객관적 근거를 제시하지 못하고 있지만, 국민 스스로 그 효과를 기대하며 복용하는 것이다.

이러한 괴리현상은 왜 생기는 것일까? 단언하건대, 우리나라 TV 방송 영향이 크다. 우리나라 TV는 외국과 비교할 때 건강프로그램이 너무 많고, 각 프로그램마다 의사나 한의사들이 반드시 출연한다. 그런데 이들 의료인 중 상당수는 자신의 전문분야와 관계없는 특정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에 대해 방송 대본에 적힌 대로 아주 자세히 설명하고 있다.

참으로 신기한 것은, 이들이 특정 건강기능식품의 성분에 대해 열심히 설명하는 동안 TV 채널 몇 개만 돌리면 TV홈쇼핑에는 실시간으로 그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고 있다는 사실이다. 이러한 행태로 볼 때, 건강프로그램과 TV홈쇼핑이 서로 연계하여 특정 건강기능식품의 판매를 위해 ‘쇼닥터’들을 출연시킨 게 아닌가 하는 객관적 의심을 떨쳐버릴 수 없다. ‘쇼닥터’란 ‘의사 신분으로 방송매체에 출연해 의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시술을 홍보하거나 건강기능식품 추천 등 간접, 과장, 허위 광고를 일삼는 의사’라고 대한의사협회에서 정의하고 있다.

일반 소비자가 건강기능식품 구매를 위해 정보를 취득하는 요인에는 ‘의사 조언’이 적지 않은 비중을 차지한다. 통상적으로 의사가 진료실에서 환자에게 병원 약이 아닌 건강기능식품을 추천하는 경우는 거의 없다. 그러므로 건강기능식품 구매를 위한 ‘의사 조언’이란 아마도 TV 건강프로그램에 출연한 ‘쇼닥터의 설명’으로 생각된다.

이런 쇼닥터 중에는 스스로 개인회사를 차려 건강기능식품을 판매하면서 의사라는 지위를 이용하여 마치 그 제품이 질병 치료에 효과가 있는 것처럼 설명하고 수천억원의 매출을 올린 사례도 있다. 건강기능식품의 성분과 효과를 정확히 알지 못하고, 그저 주변의 권유나 인터넷 또는 TV를 보고 무작정 구매하고 복용하는 국민이 안타까울 뿐이다.

신송우 울들병원 건강연구소장, 이학박사

출처 : 울산제일일보(http://www.uje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