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닥에 앉아서 재료 장만·양념 버무리면 서서 할 때보다 2∼3배 무게 허리 압박
 
‘퇴행성 디스크’
허리에 무리한 힘 가해지거나 같은 자세 오래 취하면 통증
상체 앞으로 구부리면 디스크 튀어나와 허리신경 압박해 통증·다리 저림
 
무릎 연골도 나이 들면 닳아 무릎 접어 바닥에 앉으면 연골 압박해 혈액순환 차질·통증
 
무거운 짐 혼자 들지 말고 식탁이나 주방 테이블 위에 재료 올려
허리 곧게 편 자세로 버무려야
바닥에 앉아서 버무려야 할 땐 양쪽 다리 위치 10분마다 바꿔주고 자주 일어나서 스트레칭 해줘야
 
김장 후 허리·무릎 뻐근하고 묵직하면 온찜질로 근육·인대 피로 풀어줘야
움직일 때마다 통증 있다면 진통소염제 복용하면 증상 호전
일주일 이상 통증 지속땐 병원 찾아야

울산시민 건강이야기
<울들병원 신경외과 임춘수 전문의에게 듣는 '김장철 척추관절 통증 예방법'>
 
◇김장철 허리·무릎 통증 호소↑

가을이 깊어지고 찬 바람이 불면서 겨울을 준비하는 김장철이 다시 돌아왔다.

해마다 김장철이 되면 허리통증과 무릎 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일시적으로 증가한다.

이는 김치를 담그는 사람들이 대부분 40대 이상의 주부들이고, 적게는 수십 포기부터 많으면 수백 포기의 배추를 장만하는데 육체적인 부담이 과하기 때문이다.

김장 후 통증을 가장 많이 호소하는 부위가 허리와 무릎인데, 김장을 작업하는 장소와 자세가 크게 작용한다. 대부분 가정에서는 김장재료를 장만하고 양념을 버무릴 때 바닥에 모여앉아 온종일 작업한다. 바닥에 앉아있는 자세는 서 있는 자세보다 체중의 2~3배에 달하는 무게가 허리에 전달된다.


◇중년 이후 퇴행성 변화 진행

인체의 중심인 척추는 딱딱한 척추뼈와 척추뼈 사이에 탄력성 좋은 디스크가 삽입된 구조다.

중년 이후 디스크는 내부의 수분이 감소하면서 탄력성이 감소하는 퇴행성 변화가 진행된다.

이러한 퇴행성 디스크는 허리에 무리한 힘이 가해지거나 같은 자세를 오래 취하면 통증이 발생한다. 또 상체를 앞으로 구부리면 척추뼈 사이의 디스크가 뒤쪽으로 튀어나와 허리신경을 압박하면 허리통증뿐만 아니라 다리 저림 증상까지 나타난다.

인체의 대표적인 관절인 무릎 역시 딱딱한 허벅지 뼈와 정강이뼈 끝마다 탄력성 좋은 연골이 붙어있는 구조다.

연골은 나이가 들면 들수록 닳아 없어지는데, 일정한 두께 이상으로 연골이 닳으면 통증이 발생한다.

특히 무릎을 접어 바닥에 앉으면 위아래 연골이 더욱 심하게 압박받고 혈액순환이 잘되지 않아 통증이 심해진다. 이미 퇴행성관절염으로 병원 치료를 한 번이라도 받은 사람들은 연골의 손상이 더욱 심해질 수 있다.


◇10분 간격으로 자세 바꾸기와 스트레칭 필수

김장 시 허리통증과 무릎 통증을 예방하기 위한 팁은 다음과 같다.

무거운 김장재료는 큰 통에 담아 혼자 옮기지 말고 반드시 두 명이 함께 옮기고, 부득이 혼자 옮겨야 한다면 조금씩 나누어 여러 번에 걸쳐 옮긴다.

양념을 버무릴 때는 김장재료를 식탁이나 주방 테이블 위에 올려두고 허리를 곧게 편 자세로 버무린다. 어쩔 수 없이 바닥에 앉아서 버무려야 한다면 양쪽 다리의 위치를 10분 간격으로 바꿔주고, 자주 일어나서 허리를 뒤로 젖히고 목을 돌리는 등의 간단한 스트레칭을 한다.

바닥에 있는 무거운 김치통을 들어 올릴 때는 서 있는 자세에서 허리만 숙여 들어 올리지 말고, 무릎을 굽히고 앉은 자세에서 김치통을 최대한 허리 가까이 밀착시킨 다음 천천히 다리 힘으로 일어난다.

무엇보다 김장하는 하루 이틀 정도는 허리 보호대를 착용하는 게 큰 도움이 된다.


◇충분한 휴식과 온찜질로 회복해야

김장 후 허리나 무릎이 뻐근하고 묵직하다면 근육과 인대의 일시적인 피로가 주원인이다.

이에 충분히 휴식을 취하고 온찜질을 하면 신속하게 회복된다.

그러나 허리나 무릎을 움직일 때마다 뜨끔뜨끔하거나 찌릿찌릿한 통증이 있다면 근육이나 인대가 어느 정도 손상됐음을 의미한다. 이때는 약국에서 진통소염제를 복용하는 것이 증상 호전에 도움이 된다.

만약 김장 후 통증이 일주일 이상 지속된다면 척추관절병원을 찾아 정확하게 원인을 살펴보는 게 바람직하다.

특히 김장 이전부터 있었던 허리통증이나 무릎 통증이 더 심해졌다면 병변 부위가 더욱 손상되었음을 의미하므로 전문의의 적극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예방법 미리 알고 척추관절 건강 지키기

척추관절 전문의는 환자가 호소하는 증상을 듣고 그에 적절한 영상 검사를 시행한다.

X-ray 검사는 뼈의 손상 여부와 관절의 간격 등을 확인하는 것이다. CT 검사는 뼈의 미세 골절이나 신경 통로의 협착 정도 등을 확인한다. MRI 검사는 뼈보다는 디스크, 연골, 근육, 인대, 신경 등의 병변을 살펴본다.

영상 검사를 통해 통증 부위의 병변이 확인되면 그에 적절한 치료를 시행한다.

병변의 손상이 심하지 않다면 약물치료, 물리치료, 주사 치료 등의 비수술적 치료법으로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이다예 기자 yeda0408@ulkyung.kr

출처 : 울산경제신문(http://www.ulkyung.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