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제목 | 울산신문 210726 - 변이 바이러스 올바로 이해하기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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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울들병원 | 등록일 | 2021.07.26 | 조회수 | 2939 |
변이 바이러스 올바로 이해하기
올 초부터 시작된 백신접종으로 잡힐 것만 같았던 코로나19가 변이 바이러스들의 출현으로 새로이 확산되면서 4차 유행이 시작되었다. 4차 유행은 3차 유행보다 더 오래 지속될 것이라는 정부 발표에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잘 알지 못하는 국민들은 불안과 공포가 가중되고 있다. 바이러스의 변이에 대한 이해가 더욱 필요한 시점이다.
'콩 심은 데 콩 나고 팥 심은 데 팥 난다'는 우리 속담은 생물의 유전법칙을 아주 정확하게 표현하고 있다. 모든 생명체마다 자신의 모양과 성질의 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를 가지고 있는데, 그 유전자의 정보에 따라 똑같은 개체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생명체 내에서 유전자는 각양각색의 진주알을 연결해놓은 진주 목걸이처럼 각각의 유전정보를 담고 있는 유전자들이 기다란 실처럼 연결돼 있다. 유전자 변형이란 진주 목걸이에서 진주알 하나가 다른 색깔의 진주알로 바뀌거나 없어진 것을 말한다. 이렇게 유전자 변형이 생기면 그 유전자 정보에 따라 만들어지는 개체는 모양이나 성질이 달라진다. 사람에게는 유전자 변형으로 겉모습이 달라진 것을 '기형'이라고 하고, 바이러스에서 유전자 변형으로 성질이 바뀐 것을 '변이 바이러스'라고 한다.
사실 유전자 변형은 인위적인 조작을 가하지 않더라도 모든 생명체에서 매일매일 자연적으로 발생하고 있다. 그리고 사람보다 코로나19 바이러스에서 더 자주 발생하는데, 그 이유는 유전자를 구성하는 물질의 종류가 다르기 때문이다. 유전자를 구성하는 물질에는 DNA와 RNA가 있는데, DNA는 똑같은 진주 목걸이 두 줄이 나란히 새끼줄처럼 꼬여있는 형태이고, RNA는 한 줄의 진주 목걸이 형태다. 사람의 유전자는 DNA로 구성되기 때문에 두 줄 중 한 줄 안에 있는 유전자가 변형되더라도 다른 한 줄에 남아있는 올바른 유전자가 변형된 유전자를 수정해주는 프로그램이 있다. 하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의 유전자는 RNA로 구성되기 때문에 한 줄밖에 없어 유전자가 변형되면 수정해줄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기 때문에 코로나 바이러스에서 변이가 더 자주 발생하는 것이다.
일반인들은 바이러스가 변이를 일으키면 더 위험한 줄 알고 불안해 하지만, 바이러스의 변이 대부분은 약하게 변하고 극히 일부만 강하게 변한다. 그래서 세계보건기구(WHO)는 변이 바이러스의 전염력, 중증도, 치명률, 백신 저항성 등을 고려하여 기존 바이러스보다 위험도가 현저히 높은 것은 '우려 변이'로 지정하고 있다.
지금까지 '우려 변이'로 지정된 것은 4종인데, 발견된 순서대로 알파(영국), 베타(남아공), 감마(브라질), 델타(인도)로 부른다. 이들 중 현재 전 세계적으로 4차 유행을 주도하고 있는 것은 델타 변이인데, 여러 연구 결과들을 종합하면 기존 코로나19와 비교했을 때, 전염성은 약 2배 높고 치명률은 약 0.1%로 낮은 것으로 조사된다. 그리고 델타 변이의 주요 증상은 기침, 콧물, 두통, 재채기 등 일반 감기의 증상과 비슷하고, 기존 코로나19의 주요 증상이었던 후각이나 미각의 손실은 적다고 한다.
따라서 의사들도 델타 변이는 일반 감기와 구별하기가 쉽지 않다고 한다. 기존 백신이 변이 바이러스에 대해 효과가 떨어지는 이유는 유전자 변이로 인해 바이러스의 구조가 일부 바뀌었기 때문이다.
백신을 접종받으면 인체 내에서 바이러스의 특정 부위에 결합하는 항체가 생성되는데, 바이러스가 변이로 인해 항체 결합 부위의 구조가 바뀌면 항체가 변이 바이러스와 제대로 결합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또한 백신의 종류에 따라 바이러스와 결합하는 부위도 달라서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항체를 바이러스의 수갑이라고 가정했을 때, 백신 A, 백신 B, 백신 C, 백신 D는 각각 오른팔, 왼팔, 오른발, 왼발과 결합하는 수갑을 생산한다. 그런데 바이러스가 오른팔에 변이를 일으키면 4가지 백신들 중에서 백신 A의 효과는 떨어진다. 하지만 나머지 백신들의 효과는 여전히 유효하다. 이런 이유로 1차 접종과 2차 접종의 백신을 달리하는 교차접종을 시행하면 같은 백신을 2번 접종하는 것보다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효과가 훨씬 더 높게 나타나는 것이다.
따라서, 코로나19 예방을 위해 일반인들이 반드시 명심해야 할 것은 현재는 기존 코로나19 바이러스뿐만 아니라 여러 변이 바이러스들이 공존하는 상태다. 따라서 2차 접종이던 교차 접종이던 기회가 되면 무조건 백신을 접종받는 것이 좋다. 그리고 조만간 변이 바이러스에 대한 새로운 백신이 개발되면 그 또한 신속하게 접종받아야 한다. 하지만 백신접종보다 더 중요한 것은 정부가 코로나19의 종식을 공식적으로 선언할 때까지 반드시 실내외에서 마스크를 착용하고, 수시로 비누 거품으로 손을 씻고, 가급적 가족과 직장동료 외의 사람들과는 접촉을 피하는 생활수칙을 지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