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보도
제목 | 울산신문 210824 - '꾀병'으로 오해받는 허리통증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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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 울들병원 | 등록일 | 2021.08.24 | 조회수 | 2857 |
'꾀병'으로 오해받는 허리통증
[건강칼럼] 최경보 신경외과전문의·울들병원 부원장
코로나19의 장기화와 사회적 거리두기의 일상화로 야외활동이 줄면서 운동량 감소로 인한 허리통증을 호소하는 환자들이 늘고 있다. 대부분의 일반인들은 허리통증이 나타나면 '내가 디스크에 걸렸나'하며 걱정하는 경우가 많은데, 디스크 질병에는 크게 디스크탈출증과 퇴행성디스크 두 가지 종류가 있다. 종종 허리통증으로 고생하는 사람이라면 이 두 질환의 차이를 명확하게 알아야 할 필요가 있다. 그 이유는 디스크탈출증과 퇴행성디스크의 치료법과 관리법이 다르기 때문이다.
디스크탈출증과 퇴행성디스크의 차이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먼저 척추와 디스크에 대한 기본지식이 필요하다. 인체의 중심인 척추는 모두 33개의 척추뼈로 구성돼 있고 척추뼈 사이사이마다 딱딱한 뼈들이 서로 부딪히지 않게 충격을 흡수해주는 디스크라는 탄력조직이 존재한다. 척추뼈 사이에 있는 디스크는 마치 찹쌀떡 모양으로 돼 있는데, 질긴 테두리 내부에 수핵이라는 말랑말랑한 조직이 존재한다.
그렇다면 디스크탈출증과 퇴행성디스크는 어떤 차이가 있을까?
디스크탈출증은 디스크의 테두리가 손상돼 내부의 수핵이 튀어나와 척추뼈 뒤쪽의 허리신경을 압박하는 질환이다. 퇴행성디스크는 디스크 내부의 수분함량이 줄어들고 탄력이 떨어지면서 디스크가 납작하게 변하는 질환이다.
디스크탈출증과 퇴행성디스크는 증상으로도 쉽게 구별할 수 있다. 척추뼈 뒤쪽의 허리신경은 허리에서 발가락끝까지 연결되어 있는데, 디스크탈출증은 튀어나온 수핵이 허리신경을 압박하기 때문에 한쪽 다리가 저리고 당기고 아픈 증상이 심한 반면, 퇴행성디스크는 허리신경을 압박하지 않기 때문에 다리 증상은 거의 없고 허리통증만 뻐근하고 우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환자들의 일상생활에서도 그 차이를 느낄 수 있다. 디스크탈출증 환자는 무거운 물건을 아예 들 생각조차 못하지만 퇴행성디스크 환자는 어지간히 무거운 물건도 잘 들 수 있다. 하지만 그날 저녁부터 또는 그다음 날부터 서서히 허리통증이 시작되어 며칠간 극심한 허리통증이 지속된다. 그리고 이러한 통증은 일 년에 서너 차례씩 반복된다.
퇴행성디스크 환자들은 이미 이러한 경험을 몇 차례 반복하다 보니 아예 무거운 물건을 들거나 힘쓰는 일을 하기가 겁이 난다. 이 때문에 힘쓸 일이 있으면 적당한 핑계를 대며 피하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문에 퇴행성디스크 환자의 속사정을 모르는 주위 사람들로부터 꾀병을 부린다는 억울한 오해를 받기도 한다.
퇴행성디스크로 인해 발생하는 허리통증은 진통소염제를 복용하고 2~3일간 휴식을 취하면 대부분 증상이 호전된다. 하지만 먹는 진통소염제에도 통증이 호전되지 않고 일상생활이 어렵다면 주사치료나 시술을 통해 신속하게 통증을 해결해주는 것이 바람직하다.
주사치료법의 종류는 매우 다양하지만 CT유도 미세신경치료는 CT로서 실시간 몸 안을 확인하면서 주사 바늘의 끝을 손상된 디스크에 최대한 가까이 정확하게 위치시키기 때문에 가장 안전하고 효과적이라고 할 수 있다. 시술치료법의 종류도 매우 다양하다.
추간판내고주파열치료술(고주파수핵성형술)은 특수열선을 퇴행성디스크 내부에 삽입한 다음 고주파열로 통증을 유발하는 미세 신경을 치료하는 효과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주사 치료나 시술법은 전신마취에 대한 부담이 없어 고령 환자나 성인병 환자도 안전하게 시술받을 수 있다. 이 두 가지 치료법 모두 주사 바늘이나 연필심 굵기 정도의 특수열선을 삽입하기 때문에 근육을 손상시키지 않고 흉터가 남지 않으며 시술 후 곧바로 일상생활이 가능하다는 장점이 있다.
퇴행성디스크는 나이가 들면 누구나 생기는 질환이다. 실제로 50대 이상의 일반인 누구나 허리 MRI 사진을 찍어보면 디스크가 검은색으로 변한 퇴행성디스크가 한두 개 이상 확인된다. 그럼에도 허리통증이 심한 사람이 있고 허리통증을 별로 느끼지 못하는 사람이 있다.
그 주된 이유는 척추를 감싸는 허리 근육이 얼마나 튼튼한가의 차이이다. 따라서 퇴행성디스크로 인한 허리통증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코어운동을 통해 척추를 감싸는 허리근육을 강화하는 것이 도움 된다. 또한 일상생활에서 잘못된 자세, 과식으로 인한 비만, 흡연과 과음 등은 척추디스크의 퇴행성 변화를 촉진시키기 때문에 최대한 피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결국 퇴행성디스크는 예방할 수 없기때문에 디스크의 퇴행성 변화 속도를 최대한 지연시키는 노력이 필요하다는 것이다.